바닥 공간이 부족한 좁은 방, 위를 올려다보게 만들다
원룸이나 작은 침실에서 가드닝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공간의 한계입니다. 침대, 책상, 행거 몇 개만 놓아도 꽉 차는 좁은 방에 커다란 화분을 바닥에 내려놓는 것은 생각보다 큰 부담입니다. 문을 열 때마다 발에 걸리거나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무거운 화분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결국 식물 키우기를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 역시 6평 남짓한 첫 자취방에서 초록빛을 보고 싶어 고민하던 중, 시선을 위로 돌려 벽과 천장을 활용하는 '행잉 플랜트(걸이 식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행잉 플랜트는 좁은 바닥 공간을 전혀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밋밋하고 허전한 벽면이나 공중을 입체적인 정원으로 바꾸어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의 공기를 정화하는 베스트 행잉 식물 3종
공중에 매달아 키우기 가장 좋고, 실내 적응력이 뛰어난 대표적인 행잉 식물 세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첫 번째는 '디시디아'와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같은 착생식물입니다. 이 식물들은 독특하게도 흙 없이 나무껍질이나 코코넛 껍질에 붙어 공기 중의 수분과 먼지를 먹고 자랍니다. 흙이 쏟아질 염려가 전혀 없고 무게가 아주 가벼워 행잉 플랜트가 처음인 초보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두 번째는 줄기가 커튼처럼 아래로 길게 늘어지는 '립살리스' 시리즈입니다. 선인장의 일종이지만 가시가 없고 부드러운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어 시각적으로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건조에 강해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므로 공중에 높이 매달아 두어도 관리 부담이 적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에게 친숙한 '보스턴 고사리'입니다. 고사리류는 사방으로 풍성하게 퍼지는 초록색 잎이 일품인데, 공중에 매달아 두면 그 풍성함이 극대화됩니다. 특히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나 좁은 방의 답답한 공기를 쾌적하게 만드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합니다.
화분이 떨어지면 어쩌지? 안전한 낙하 방지 고정 노하우
행잉 플랜트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혹시라도 화분이 떨어져서 다치거나 방이 엉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특히 내 집이 아닌 전월세 원룸의 경우 천장에 함부로 못을 박거나 구멍을 뚫기 어렵습니다. 타공 없이도 안전하게 식물을 매달 수 있는 현실적인 고정법이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행거용 'S자 고리'와 '커튼레일' 또는 '압축봉'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창가 커튼레일의 빈 슬롯에 고리를 걸거나, 벽과 벽 사이에 튼튼한 다용도 압축봉을 설치하면 구멍을 뚫지 않고도 여러 개의 식물을 안전하게 걸 수 있습니다.
만약 꼭 천장에 고정해야 한다면, 석고보드 천장 안쪽의 콘크리트까지 깊숙이 고정되는 '토글앙커'나 '석고보드 전용 앙커 부속'을 사용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반 나사못만 박아두면 식물에 물을 주었을 때 흙과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석고보드가 뜯겨 나가며 화분이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걸기 전 화분을 손으로 살짝 잡아당겨 흔들림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공중 식물만의 특별한 물주기와 통풍 관리법
행잉 플랜트는 일반 화분과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물을 주는 방식과 관리법도 완전히 달라야 합니다. 공중에 매달린 화분은 바닥에 있는 화분보다 사방으로 바람이 잘 통하고 온도가 높아 흙이 훨씬 빨리 마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많은 분이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 분무기로 물을 대충 뿌리고 끝내곤 합니다. 하지만 분무기로는 뿌리 속 깊은 곳까지 수분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행잉 식물에게 물을 줄 때는 번거롭더라도 화분을 고리에서 내려 화장실이나 싱크대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리고 샤워기로 흙과 잎 전체가 흠뻑 젖을 때까지 물을 준 뒤, 화분 밑으로 물방울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최소 30분 이상 충분히 물을 빼고 다시 매달아야 방바닥이 물바다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중 식물은 '통풍'이 생명입니다. 천장 부근은 실내의 더운 공기가 모이는 곳이므로 자칫 공기가 정체되면 식물이 무르고 해충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창문을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해주거나, 환기가 어려운 구조라면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 화분 주변의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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