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초록 잎 뒤에 숨겨진 반려동물과의 위험한 관계
집안 가득 싱그러운 식물을 채우다 보면 문득 한 가지 걱정이 발목을 잡습니다. "우리 집 강아지나 고양이가 이 잎을 뜯어 먹어도 정말 괜찮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저 역시 처음 몬스테라와 스킨답서스를 거실에 들여놓았을 때,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잎사귀를 툭툭 건드리며 입을 가져다 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나서야 우리가 흔히 키우는 공기정화 식물 중 상당수가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초식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적 방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동물들에게는 구토나 설사, 심하면 마비를 일으키는 독이 됩니다.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안전하고 평화로운 초록빛 일상을 누리기 위해서는 식물을 고르는 기준에 '안전성'을 반드시 추가해야 합니다.
우리가 몰랐던 실내 인기 식물의 치명적인 독성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라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성분은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입니다. 이 성분은 미세한 유리파편이나 바늘 같은 결정 형태로 식물의 잎과 줄기에 존재합니다. 동물이 이 잎을 씹는 순간 입안 점막에 상처를 내고 극심한 통증과 부종을 유발하며, 침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놀랍게도 앞서 거실 공기정화 식물로 추천해 드렸던 '몬스테라'와 '스킨답서스'가 바로 이 옥살산칼슘을 함유한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또한 우아한 자태로 인기가 높은 '스파티필름'이나 '알로카시아' 역시 같은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백합과' 식물(튤립, 백합 등)은 절대 집안에 들여서는 안 됩니다. 백합은 아주 적은 양의 잎이나 꽃가루를 핥기만 해도 급성 신부전을 일으켜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만약 이미 이런 식물들을 키우고 있다면 동물의 발이 절대 닿지 않는 높은 선반이나 방에 격리해야 합니다.
마음 놓고 키우는 안전한 공기정화 식물 3종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식물은 결코 한 공간에 함께할 수 없는 걸까요? 다행히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에서 공인한, 동물이 씹거나 삼켜도 인체와 동물에게 전혀 해가 없는 '독성 제로' 식물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안전 식물은 '아레카야자'와 '테이블야자' 같은 야자류 식물입니다. 야자나무과 식물들은 독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뛰어나 NASA에서도 인정한 최고의 공기정화 식물입니다. 사방으로 뻗은 잎사귀가 동물의 호기심을 자극해 자주 뜯기기 쉽지만, 먹어도 전혀 탈이 나지 않으므로 안심하셔도 됩니다.
두 번째는 '보스턴 고사리'입니다. 풍성하고 부드러운 잎을 가진 고사리류는 실내 습도 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고양이가 잎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아도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앙증맞은 줄무늬가 매력적인 '페페로미아(홀리페페, 수박페페 등)' 시리즈가 있습니다. 페페로미아는 잎이 두껍고 단단해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으며, 성장이 완만해 좁은 공간에서 키우기 좋습니다. 당연히 반려동물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무독성 식물입니다.
동물의 식물 섭취 본능을 건강하게 해소해 주는 팁
동물들이 자꾸 화분의 잎을 뜯어 먹는 것은 단순히 주인을 괴롭히기 위한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헤어볼(위 속에서 뭉친 털 뭉치)을 배출하거나 부족한 섬유질과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풀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본능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는 안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귀리나 보리 정종을 심은 '캣그라스' 화분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의 전용 식사 공간이나 자주 머무는 길목에 캣그라스를 놓아두면,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관엽식물 대신 맛 좋고 부드러운 전용 풀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또한 화분의 흙을 파헤치는 행동을 막기 위해 화분 표면에 커다란 자갈이나 멀칭재(바크, 코코칩 등)를 두껍게 깔아두는 것도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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